추모의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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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| 잘 지내? | 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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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서명 | 그리움 | 작성일 | 2011-09-07 | 조회 | 3598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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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오후에 당신 회사 사람들이 왔어. 추석이라 인사왔대. 그동안 잘 다독여 왔던, 내가 살 수가 없어 접어 놓았던, 애써 해외 장기 출장간 거라고 우격다짐으로 억눌러 왔던, 지금도 몇 개월 전의 당신과 나처럼 주말부부라 잠시 헤어져 있는 거라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한꺼번에 울렁거려 하마터면 그 직원들과 아이들 앞에서 펑펑 울어버릴뻔 했다. 여보, 힘들다. 견딜 수가 없어. 우리 애들만 아니라면 견디고 싶지도 않다. 난 당신의 영원한 응석받이로 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... 이렇게 빨리 나 홀로 남게 될 줄 어떻게 상상이나 했겠어. 당신 잘 지내니? 자꾸 울면 당신이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한다던데, 당신 어디 있는 거야? 먼저 가신 어머님 곁에 있는 거야? 아님, 등교하는 당신 딸의 머릿결을 쓰다듬는 바람결인거야? 이 세상에 그냥 사라지는 것은 없다는데, 당신은 무엇으로 내 곁에 맴돌고 있는 거야? 나, 어떡하지? 멈춰버릴 것만 같던 시간들이 흘러 벌써 백일이 다 되가는데, 나 아직도 어째야 할 지 모르겠다. 아직도 당신의 흔적들이 그대로 이고, 어둑발이 들기만 하면 나를 찾으며 들어서는 당신의 냄새가 맡아지는 것 같고, 금요일 밤이면 마트로 일주일치 장보러 나가야 할 것 같고, 요즘처럼 명절이 코앞이면 쌓인 불만을 토로하는 내 등을 두드리며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다 할게 하는 것만 같고... 당신 밉다. 내가 먼저 갔으면 좋았을 걸 그랬어. 먼저 갈거면 정이라도 떼놓고 가지. 그래도 당신이 칭찬해줄 일이 있어. 애들 앞에서는 많이 울지 않아. 그건 잘하는 거지? 운전도 혼자서 곧잘 하고, 잘 먹고, 잘 잔다. 그것도 잘하는거지? 여보, 너무 걱정마라. 하나씩, 하나씩 잘하는게 늘어날테니... 당신은 부지런히 나타나서 칭찬해줘라. 알았지? 열심히 웃으며 살도록 노력할 게. 나, 당신 정말 좋아해.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보고싶다. 여보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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